오늘 저녁에는 맺음이 아닌 끊음을 하러 갑니다.
인연을 끊기가 그리 쉽지는 않죠.
그래도 성인이기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민망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술 한잔 걸치면서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답니다.
하지만 하찌님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셨지요.
'더 강경한 방법인 문자보내기가 있는데 만남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다'
사실 하찌님의 말이 맞아요.
전 상대방의 입장보다 상황이 지금 이대로라면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오히려 그런 기분이 너무 좋았죠.
전 그저 대답해 줄 수 있는 핑계거리인
'우유부단을 가장한 욕심쟁이 천칭자리이기 때문'
이라고 얼버무렸습니다.
하찌에게 이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저렇게 잘 이야기해서 계속 맺음의 상태로 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나에게 상대방에게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고
그래서 나도 좋고 상대방도 좋고 재미도 있고 좋지 아니한가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불연듯 몇년 전 새벽 시우와 했던 야중진담이 생각났습니다.
그 찢어 죽이고 말려 죽일 나쁜 놈.
그 속에서 주구장창 씹힌 '죽일놈'처럼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 씹힐 '죽일년'이 되지 않기 위해
오늘 저는 끊음을 하러 갑니다.
2010.01.09 1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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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1)
비비디바비디부 만남 뒤에 헤어짐, 헤어짐 뒤에 또 다른 만남. 돌고도는 인생사. 2010/01/09 15:18
맘짱 내가 요즘 암사슴뿔님한테 배우는게 참 많아 2010/01/09 16:49
지퐈링 오..끊음... 2010/01/09 19:18
카리스마낭만츄리 끊음이라는 자체가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 2010/01/10 14:55
이본좌 인기쟁이 2010/01/10 17:25
오호횻 익숙하디 익숙했는데 역시나네요. 어디서 뭐하세요? 대체. 2010/01/10 22:41
암사슴뿔 -을지로입구에 오시면 어설프게 정장입은 절 보실 수가 있어요. 전 알고 있었다는 :) 2010/01/11 08:30
암사슴뿔 -맘짱님. '죽일놈'은 배우시면 안되요. 2010/01/11 08:31
나이스변 무슨일 있으신지? 2010/01/11 08:38
암사슴뿔 -비바부님 진짜 돌고 도는 인생사에요. 남의 눈에 피눈물 안나게 잘해야겠어요. 인과응보라니까-_- 2010/01/11 08:39
엉뚱한i ㅠㅜ 2010/01/11 09:16







